행복을 배우는 학교, 고산고 학생들의 성장기

  • 작성자 : 정책공보관실(박은영)
  • 작성일 : 2020-03-26
  • 조회수 : 109

 

“카르페 디엠” (Carpe diem)

 

고산고 친구들 사진

 

아이들의 얼굴엔 구김살이 없다. 고3 학생들이 겪는 그 흔한 입시 스트레스도 찾아볼 수 없었다. 천진난만한 미소와 자부심으로 빛나는 특별한 아이들. 완주 고산고 아이들을 만났다.

늘 새로운 도전을 꿈꾸는 고산고 학생회장 정재혁(고3), 호기심 많은 해피가이 구병용(고3), 더불어 사는 지혜를 배워가는 강지향(고3), 계속 행복한 사람이 삶의 목표인 강은석(고2)

네 명의 학생 모두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아이들은 그 이유를 하나같이 ‘고산고’ 때문이라고 주저 없이 말한다. 전교생 120명에 한 교실에 15명을 넘지 않는 작은 학교. 무엇이 이 아이들을 이토록 행복에 겨운 고등학생으로 만든 걸까?

고산고는 지난 2018년 공립형 대안고등학교로 전환한 뒤 특색있는 학교교육 과정을 운영해왔다. 학생들은 정규 수업 외에 다양한 교실 밖 수업을 경험하게 된다.

1학년은 만경강 물줄기를 따라 3박 4일간 자연생태탐방을 떠나고, 2학년은 평화기행 ‘베트남 해외 이동학습’을 떠난다. 3학년은 주제를 찾아 친구와 떠나는 여행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전학년을 대상으로 글로벌 직업교육 독일 해외 연수 기회도 제공한다.

고산고 학생들이 집필한 책 사진

 

고산고 학생들은 만경강 생태탐방의 경험을 ‘만경강 물줄기를 따라(2018)’, ‘만경강 따라 200리(2019)’ 두 권의 책으로 집필했고, 베트남 평화 기행은 ‘평화를 알고 찾아가는 여정’(2019)이라는 책으로 담아냈다.

멘토를 선정해 한 학기동안 멘토와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LTI(learning through internship)수업’을 마친 후엔 ‘2018 LTI프로젝트 보고서’와 ‘2019 LTI프로젝트 보고서’를 출간했다.

이 밖에도 바리스타, 제과제빵, 컴퓨터, 코딩, 목공, 이미용 등 다채로운 진로체험이 가능한 ‘발상과 표현수업’ 을 통해 학생들은 스스로 적성과 진로를 찾고 자신감을 키워간다. 그렇다면 아이들에게 고산고는 과연 어떤 곳일까?

 

 

고산고의 장점은?

 

재혁-다른 학교에선 경험할 수 없는 활동을 많이 한다. 매주 월요일 5교시부터 7교시까지 ‘발상과 표현수업’을 한다. 상상작업장에서 바리스타, 제과제빵, 컴퓨터, 코딩, 목공, 이미용 등 학기마다 자신이 배우고 싶은 과목을 선택해서 들을 수 있다. 또 매주 수요일 5교시부터 8교시까지는 멘토를 만나 그 분의 직업관과 삶을 듣고 배우는 ‘LTI(learning through internship)수업’이 있다. 개인적으로 LTI 수업이 제일 즐거웠다.

병용-단순한 암기식 공부보다는 어떻게 하면 의미있게 살 수 있는지를 배운다. 다양한 진로체험, 여행, 탐방 등의 체험을 통해 친구가 경쟁자가 아니라 나와 함께 걸어가는 동료이자 공동체의 한 부분이라는 점을 배운다.

지향-학교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원래 고향은 울산이고 광주에서 대안학교를 졸업한 후 공립형 대안학교인 고산고를 찾았다. 독일 유학을 꿈꾸고 있는데 매주 화, 토요일에 전직 교수님들이 오셔서 독일어 수업을 해주신다. 2018년과 2019년 두 번 학교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7박 9일간 독일에 다녀올 기회를 얻기도 했다. 졸업 후에는 독일 기업체에서 1년간 자원봉사를 하고 그곳에 취직한 뒤 독일에서의 삶도 준비중이다.

은석-학생수가 한 반에 13~14명이어서 선생님들과 교감이 잘 된다. 저희에게 많은 관심을 갖고 조언도 많이 해주신다. 무엇보다 학업 스트레스가 비교적 적고 자유시간이 많은 편이지만 스스로 시간을 관리해야하기 때문에 자기주도적으로 삶을 준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경강 3박 4일을 통해 얻은 것?

 

 

재혁- 친구들과 함께 걸으며 이야기를 많이 해서 좋았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몸으로 느끼는 시간들이었다. 3박 4일을 걷다보니 불평하고 투정 부리는 친구들도 많았다. 그때마다 갈등을 조정하는 과정이 힘들었는데 지나고 보니 그런 시간을 통해 배우게 된 점도 많았다.

병용- 늘 차를 타고 다녔는데 막상 걸어보니 평소에 볼 수 없었던 풍경도 많이 보고 친구들의 새로운 면도 발견하게 되었다. 중간에 낙오하거나 이탈하는 친구 없이 모두가 완주할 수 있어서 좋았다.

지향-무릎이 아파서 걷기 힘들었는데 친구가 끝까지 함께 해줘서 걸을 수 있었다. 그 친구랑 3박4일 내내 싸웠는데 매일 화해하고 걸으면서 서로를 더 이해할 수 있었고 지금은 소중한 친구가 되었다. 그리고 만경강 생태탐방을 책으로 만들면서 내가 발견 못한 부분을 친구들의 글을 통해 배우기도 했다.

은석-만경강 따라 걷기가 교육과정 중에 하나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걸어보니 친구들과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자연을 새롭게 만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길을 떠날 때의 나와 길을 다 걷고 난 뒤의 나는 많이 달라진 것 같다.

 

베트남 평화기행이 남긴 것

 

 

재혁- 2019년 10월 31일부터 11월 7일까지 베트남에 다녀왔다. 외국여행을 친구들과 함께 한다는 즐거움도 컸지만 평화여정을 통해 베트남의 아픈 역사와 상처도 배울 수 있었고, 무엇보다 베트남 친구들과 일대일 교류를 통해 깊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 좋았다. 헤어질 때 눈물까지 흘렸고 지금도 SNS로 연락하며 지낸다.

병용-한국은 추웠는데 베트남은 따뜻해서 좋았다. 매일 수영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친구들과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낯선 세계로의 여행이 얼마나 우리를 성장시키는 것인지 새삼 알게 되었다.

 

 

지향- 베트남 친구들을 위해 카드섹션도 하고 댄스공연도 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무엇보다 베트남으로 떠나는 날 지각을 했는데 나로 인해서 모두가 출발을 못하고 기다리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 후로 시간약속을 철저히 지키게 됐다. 다녀와서는 베트남 친구들과 꾸준히 연락하며 소중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재혁- 직업군인이 되고 싶다. 뭐든지 도전하고 부딪혀보고 싶다.

 

병용-세계여행을 하고 싶고 저 닮은 아이를 낳고 싶다.

 

지향-부모님이 서로 사랑하고 가족이 화목한 편인데 27살에 결혼해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다.

 

은석-지금처럼 계속 행복한 사람으로 살고 싶다. 아이들을 좋아하는데 유치원 교사를 하면서 아이들에게 행복을 나눠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에게 고산고란?

 

재혁-자부심이다. 우리 학교에 오면 누구나 자신감을 키우고 긍정적인 삶을 개척할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으니 도전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

병용-비빔밥이다. 맛있는 재료가 어우러져 훌륭한 맛을 내는 비빔밥처럼 고산고에는 좋은 친구들, 건강한 급식, 행복한 교육과정이 어우러져 최고의 학교를 만들어 가기 때문이다.

지향-거름이다. 교실에서 식당에서 기숙사에서 우리는 작은 사회생활을 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이 맡은 역할을 해내고 갈등 해결능력도 스스로 터득하게 된다. 그래서 고산고는 나를 성장시키는 거름이다.

은석-행복 그 자체다. 학교를 다니면서 불행하거나 우울하거나 슬프다고 생각한 적이 없기 때문에 행복 그 자체라고 표현하고 싶다.

 

 

공부만을 강요받는 대한민국의 아이들에게 고산고 학생들은 공부도 하고 즐기기도 하며 행복한 학교생활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님이 우리에게 건넸던 말처럼 아이들은 Carpe diem (현재를 즐겨라)을 실천하며 행복한 고등학생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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