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서리는 ‘서림고’ 시련을 딛고 기적을 일군 아이들

  • 작성자 : 정책공보관실(박은영)
  • 작성일 : 2021-02-05
  • 조회수 : 197

 

"선생님, 너무 고맙고 평생 잊지 못할 거예요"

 

 

아이들의 눈물은 뜨거웠다.

올해 졸업을 앞둔 부안 서림고 3학년 박지원(건국대 글로벌비즈니스학과), 김승이(홍익대 디자인컨버전스학부), 박은지(전주대 중등특수교육과), 이정민(전주대 문헌정보학과) 학생.

대입 합격이라는 감격도 잠시 정들었던 학교 그리고 3년을 동고동락한 선생님들과 헤어져야 한다는 사실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울음을 터트렸다. 졸업이 아쉬워 눈물을 흘리는 여고생이 과연 몇이나 될까, 선생님의 이름을 부르며 절절한 감사를 말하는 친구들이 몇이나 있을까? 무엇이 아이들의 가슴을 이토록 뜨겁게 만든 걸까?

서림고는 이 아이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문득 궁금해졌다.

네 명의 아이들은 하나같이 서림고가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며 지난 3년간 친구들과 더불어 성장한 자신을 대견해했다.

서림고는 2018년 상업계 고교에서 신생 일반계 고교로 전환한 여자고등학교다.

2017년 부안 모여고 성추행 사건으로 부안지역 여중학생들의 학생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공립이던 부안여상을 일반고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어려움과 우려도 컸다.

그리고 3년이 흘렀다. 세간의 우려는 놀라움으로 바뀌었다. 서림고 학생들이 2021학년도 대입 수시에서 놀라운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KAIST(카이스트), 서강대, 한국외국어대, 건국대, 홍익대 등 수도권 및 지역거점국립대에 일반계 학생 42명 중 약 30%가 합격했다. 일부에선 시골 학교의 기적이라고도 말한다.

무엇이 아이들을 변하게 한 걸까? 학교는 어떻게 아이들을 키운 걸까? 네 명의 예비대학생들을 만나 서림고에서 보낸 3년의 시간을 돌아보았다.

 

 

1. 서림고를 지원한 이유

 

박은지: 서림고가 새롭게 인문계고로 전환했고 혁신학교로 출발한다고 해서 좋은 점이 많을 거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런데 3년을 지내면서 새롭게 꿈을 갖게 됐고 자신감도 커지고 성격도 밝아졌다. 무엇보다 저 스스로 많이 성장하고 변화했다고 느낀다.

박지원: 부모님의 추천으로 오게 됐다. 처음에는 친구들과 같은 고등학교를 가고 싶어서 갈등이 컸는데 학교설명회에 참여해 수업 내용이나 재학생 선배들의 이야기를 듣고 서림고를 선택했다. 지금은 친구들이 서림고에 다니는 저를 무척 부러워한다.

김승이: 1살 많은 친언니가 다른 여고를 다녔는데 저에게 서림고를 권했다. 그 당시에는 고민이 많았는데 지금은 인생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2. 서림고의 장점은?

 

 

박은지: 권위 없고 친근한 선생님이다. 서림고는 3년간 교사와 학생이 함께 독서 토론을 한다. 인권과 평화, 각종 사회현상에 대해 함께 토론하며 많은 배움과 용기를 얻었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잠재력을 키워주고 진로를 함께 고민해주는 선생님들은 감동 그 자체다.

김승이: 서림고에서는 소규모 학교의 장점을 체험할 수 있다. 저도 성격이 내성적이었는데 한 반에 14명이어서 발표할 때 부담 없고 발표 수업을 많이 하다보니 자신감이 생겼다. 또 칭찬을 많이 들으니 성격도 밝아지고 적극적인 성향으로 변했다.

박지원: 보통은 14명이 신청해야 한 반을 만들 수 있는데 서림고는 소수과목이어도 선생님들이 맞춤형으로 수업을 진행해주신다. 예를 들면 한국사 선생님인데 세계사와 동아시아 과목을 선생님이 공부해 오셔서 저희에게 알려주신다. 선생님들의 그런 열정과 노력 덕분에 더 열심히 공부할 수 있었다.

이정민: 좋은 선생님, 좋은 프로그램들이 많다. 3년 내내 ‘넌 할 수 있어’, ‘꼭 해낼 거야’ 응원을 듣다 보면 자신감이 충만한 사람으로 변하게 된다.

 

3. 학교 생활에서 제일 좋았던 수업은?

 

 

박은지: 먼저, 진로독서 프로그램 ‘꿈세움’ 수업이다. 교사 1명과 학생 3~4명이 소규모로 1주일에 한 번씩 심화 독서 토론을 한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토론하며 생각의 틀과 삶의 가치관을 바로 세울 수 있어 좋았다.

두 번째는 교과통합 프로젝트 수업이다. 친구들과 연구과제를 스스로 정하고 그 장소에 찾아가 역사적 유래와 문화재 등을 확인하고 다녀와서 보고서를 쓰고 결과를 발표한다. 그 과정들이 쉽지 않았지만 무척 보람차고 즐거운 경험이었다.

박지원: 저 역시 교과통합 프로젝트가 좋았다. 3-4명이 한 조를 이뤄 사전준비를 하고 답사를 하고 현장에 다녀온 뒤 보고서를 작성하고 발표까지 모두 우리 스스로 했다. 1학년 때부터 1학기에 1번 했는데 매번 뿌듯했다. 우리 지역 바로알기 프로젝트로 동진강을 다녀왔는데 지역에 대한 자부심도 갖게 되고 역사적인 인식도 새롭게 갖게 됐다.

진로독서 프로그램 역시 유익했다. 글로벌 비즈니스를 전공할 생각이어서 ‘디플레 전쟁, 미VS중 무역대전쟁’ 같은 책을 읽었다. 쉽지 않았지만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읽고 생각을 나눌 수 있어 좋았다.

김승이: 저는 공간디자인과 한옥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전주 전통가옥을 찾아가는 활동도 하고 1달에 한 번 있는 인문학 강의를 통해 지식을 확장시키면서 진로를 탐색하는 과정이 무척 감명 깊었다.

이정민: 3년간 인문학 동아리, 인권동아리를 하면서 1달에 1번 인문학 강의를 주최했다. 선배들이 없어서 3년간 부장을 맡았다. 특강 강사를 섭외하고 행사를 준비할 때는 힘들었지만 덕분에 좋은 인연을 많이 만났다. 무엇보다 책을 좋아하게 되었고 토론을 준비하다보니 자연스레 책도 많이 읽게 되었다.

 

4. 고마운 선생님께 한마디

 

 

박지원: 1학년 때부터 선생님들과 함께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진로 관련 책을 같이 읽고 토론했다. 3년 내내 저희를 지켜봐 주셨다. 대입 진학상담도 1학년 때부터 미리 할 수 있게 도와주시고 자기소개서도 미리 준비하도록 도움 주셨다. 3년간 저희를 지켜준 선생님들께 고맙다는 말밖에 드릴 말이 없다.

김승이: 미술 활동 보고서를 내야하는데 미술작품, 웹툰, 아이디어 스케치 등 진로 활동을 정말 많이 도와주셨다. 서경화 선생님 정경용 선생님 감사한 마음 절대 잊지 않겠다.

이정민: 서림고 선생님들께 너무 감사하다.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더니 제가 커서 다른 사람을 도우면 그게 보답하는 거라고 하셨다. 저도 누군가의 성장을 돕는 사람이 되겠다.

 

5. 나에게 서림고란?

 

 

박은지: 선생님 그 자체다.

선생님 한 분 한 분이 저희들에게 애정을 듬뿍 주셨다. 제 인생을 이렇게 바꿔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김승이: 인생의 터닝포인트다.

내성적이고 나서지 못하는 성격이었다. 그런데 학생수가 적다 보니 발표할 기회도 많고 프로그램 참여 기회도 많았다. 칭찬을 많이 들으니 더 잘하고 싶어졌고 성격도 밝아졌다.

 

 

박지원: 도전이다.

서림고에 온 것부터 학교생활 3년이 언제나 새로운 도전이었다. 서림고 일반계 학생이 42명이다. 학생이 소수지만 그만큼 기회도 많았고 선생님들과도 친밀하게 교류할 수 있었다. 앞으로 어떤 상황 앞에서도 도전하고 나아가는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다.

 

 

이정민: 소설책이다.

내가 주변인이 아닌 주인공이 되어서 기승전결을 통해 해피엔딩으로 가는 소설책이다.

 

6. 앞으로 어떤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은지?

박은지: 제 꿈은 중고등학교 특수학생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다. 학교에서 배운 것처럼 넓은 시선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 제게 용기와 힘을 준 선생님들을 닮아가는 삶, 어려운 사람들, 장애인 친구들의 성장을 돕는 삶을 살고 싶다.

박지원: 서림고에서 도전정신을 키웠다. 지난 3년간 내가 좋아하는 일, 나에게 의미있는 일이 무엇인지 많이 생각할 수 있었다. 더 넓은 세상, 세계를 목표로 나아가고 싶다. 국제통상전문가로 무역기관, 외교통상부에서 일하면서 세계 무역불균형을 해소하는데 기여하는 삶을 살고 싶다.

김승이: 사람들의 꿈과 희망을 이뤄주는 공간디자이너가 되고 싶다.

디자인은 끝이 없다. 항상 발전해가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 많은 경험과 다양한 생각을 통해 편견과 차별의 틀에 갇히지 않고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디자인을 하고 싶다.

이정민: 상대방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청소년들과 책으로 소통하는 사서 교사가 되어 아이들의 성장을 돕고 싶다. 그리고 저 역시 늘 배우며 매일 매일 발전하는 삶을 살고 싶다.

 

 

아이들의 눈빛은 자신감으로 빛나고 있었다.

소규모 학교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학생 개개인의 진로에 초점을 맞춘 교육, 학생과 교사가 서로에 대한 존중과 애정으로 켜켜이 쌓아온 시간들.

서림고에서 함께 한 지난 3년은 단순히 물리적인 시간을 넘어 아이들의 생각을 바꾸고 삶을 변화시키는 진짜 배움의 기회를 선물해주었다. 이 시간들이 먼 훗날 아이들을 더 크게 성장시키는 동력이 되리라는 사실 역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전교생 141명, 인문계 전환 3년 만에 이룬 작은 학교의 기적. 그것은 기적이 아닌 교사와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의 애정과 헌신이 만들어낸 당연한 결과였음을 깨닫는다.

서림고 졸업생이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살아가겠다는 아이들. 내일이 더 기대되는 너희들의 미래를 힘차게 응원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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